라디오 원고 - 공인인증서, 구글 vs 게임 심의 라디오 원고

어제 라디오 녹음한 원고입니다. 지난 방송의 애프터 서비스로 요새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 뱅킹과 공인인증서 관련 논란, 그리고 구글과 게임 심의 이슈의 진척 상황을 함께 다뤄봤습니다. 

KBS월드 라디오 '시사충전, 여기는 서울입니다'에서 매주 월요일 IT 꼭지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해외향 방송이라 국내에서는 인터넷으로만 들을 수 있다는.. ^^; 


최근 이 방송 시간을 통해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2가지 사안을 소개 드렸습니다. 인터넷 뱅킹을 할 때 쓰이는 공인인증서 관련된 문제, 그리고 구글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장터인 안드로이드 마켓에서의 게임 심의 문제였는데요. 이 두 가지 사안에 대해 지난 주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1. 저번 주에 인터넷 뱅킹과 공인인증서에 관해 얘기를 나눴고요, 그 전에 구글의 모바일 마켓 운영과 국내 게임 심의 제도의 충돌 문제에 대해서도 다뤘는데요. 후속 조치들이 있었다면서요? 일단 공인인증서 얘기부터 해 볼까요?

- 네, 지난 방송에서 현행 인터넷 뱅킹의 불편한 점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정부는 지난달 31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전자 금융 거래를 할 때 공인인증서 이외의 다른 인증 방법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현행 규제를 풀기로 결정했습니다. 공인인증서가 아닌 다른 인증 수단을 사용해서 각 금융 기관이나 전자상거래 업체의 상황에 맞는 인증 기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 주에 말씀드린 웹 브라우저의 암호 기술 SSL과 일회용 비밀번호 단말기 (OTP) 등이 예가 되겠습니다.

정부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금융 기관이나 기업이 참조할 수 있는 보안성 수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한 30만원 미만 소액결제에 대해서는 새 보안 방법 도입과 관계 없이 공인인증서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2. 공인인증서 중심의 전자금융 보안 정책에 대해 오랫동안 문제가 제기돼 왔는데, 이번에 전격적으로 규제가 개선됐네요.

- 그렇습니다. 사실 그간에도 공인인증서만을 사용하도록 한 전자금융 보안 규제에 대한 불만은 끊임없이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를 보안 위험에 대한 우려가 큰데다가 금융 당국이 강력하게 공인인증서 시스템을 밀어붙였고요, 또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는 사용자 환경도 윈도와 인터넷 익스플로어로 대부분 통일돼 있어 큰 문제 없이 이 시스템이 유지돼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이 널리 쓰이기 시작하면서 기존 공인인증서 체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에서는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안드로이드폰처럼 다양한 운용체계가 쓰이니까 지금처럼 하나의 환경을 기준으로 보안 문제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제한된 모바일 환경 내에서 공인인증서와 관련 기술을 구현하는 것도 쉽지 않고요.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모바일 환경도 글로벌 시장에 통합되는 추세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규제를 가하면 사용자도 불편하고 우리 기업들도 그만큼 경쟁력이 깎이게 되겠죠.

실제로 이번 논의 과정에서도 금융감독원이나 행정안전부는 기존 시스템의 유지를 원했는데 방송통신위원회나 기업호민관실는 관련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는 후문입니다.


3. 이번 조치로 전자금융 거래가 많이 편리해지겠네요.

- 네, 정부는 일단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액 결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간편한 결제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PC로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게 될 거고요. 인터넷 쇼핑몰들도 보안 관련 기술에 대해 투자해야 하는 부담을 다소 덜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산업 전체적으로 봤을 때 다양한 보안 기술이 등장하고 각종 모바일 전자상거래 관련 산업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금 금융감독위원회 안을 보면 ‘공인인증서와 동등한 안전성을 갖는 전자금융 보안 수단’을 금융 당국이 평가해 도입할 수 있도록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금융 당국이 다른 보안 수단의 안전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없게 되는 셈입니다. 인터넷 뱅킹 보안 관련 규제 문제는 완전히 풀린 것이 아니라 이제 2라운드에 접어든 것일 뿐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4. 그렇군요. 누구나 불편 없이 안전하게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제 구글과 게임 심의 문제에 대해 얘기해 보죠. 구글이 국내에서 게임 심의를 안 받고 대신 한국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를 폐쇄하기로 했다죠?

- 그렇습니다. 구글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의 온라인 장터라 할 ‘안드로이드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을 등록하는 것에 대해 일절 사전 심의하지 않고 추후에 문제가 될 경우에만 감독한다는 입장입니다. 안드로이드 마켓엔 게임도 4400여개가 등록돼 있는데 이러한 구글의 방침에 따라 역시 아무런 심의를 받지 않았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법률은 국내에서 유통, 판매, 이용되는 게임은 모두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게임위는 구글에 심의를 안 받은 게임을 국내 유통하는 것에 대해 시정을 권고했습니다. 구글코리아는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 주 금요일 게임위에 보낸 회신에서 국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닫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현지법을 준수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안드로이드 마켓은 세계 어디서나 같은 원칙으로 운영되는만큼 한국에서만 예외적으로 운영하기 힘들다는 이유입니다.


5. 앞으로 안드로이드 운용체계를 이용한 스마트폰이 많이 나올 것이란 전망인데, 한국 사용자들은 게임은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되겠네요.

- 네, 지금 애플도 같은 이유로 한국 내 앱스토어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국내 게임 개발자들이 좋은 게임을 앱스토어에 올려서 판매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선 그 게임들을 구경할 수 없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안드로이드 휴대폰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상황입니다.

사실 현재 게임 심의 제도는 주로 비디오 게임이나 온라인 게임에 적합한 제도고요, 소규모 게임들이 수시로 쏟아지고 제작, 판매, 소비의 국경도 없는 모바일 앱스토어의 게임에 대해 심의를 한다는 것이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실효성도 의심스럽고, 소비자 불편도 큰데 현재 법이 있으니 무시할 수도 없고, 상당히 난감한 상황입니다.


6. 우리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 그렇습니다. 문화부는 최근 모바일 오픈마켓에 올라오는 게임에 대해서는 오픈마켓 운영 업체가 자율 심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오픈마켓 게임에 대해서는 게임위의 사전 심의를 받지 않고 가이드라인만 제시해 운영 업체가 자율 심의를 하고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게임에 대해서만 게임위가 사후적으로 관리를 한다는 방침입니다. 오픈마켓이 이슈가 된 것을 계기로 기술 변화를 못 따라가는 게임 심의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 보기 위한 노력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이런 개정 작업은 지금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 통과되어야 실효가 있는건데요, 지금 이 법이 거의 1년 가까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상태고요, 앞으로 언제 통과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7. 하여튼 정부에서도 노력을 하고 있는데, 구글은 그냥 한국에서의 게임 카테고리 삭제라는 길을 택했네요?

- 네, 처음 구글이 게임위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았을 때 ‘15일 이내에 답변하겠다’고 밝혔고, 약속된 15일이 지났기 때문에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은 모든 사전 심의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종의 검열로 보는데다, 한국 시장을 위해 별도의 심의를 하거나 한다는 것 자체가 어쨌든 업무에 부담이기 때문에 게임위 심의를 받으라는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견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정부가 오픈마켓에 대한 자율 심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알려졌는데도 그대로 게임 카테고리 삭제를 결정한 것은 우리 정부로서는 좀 부담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게임위도 당장 삭제를 강행하기보단 몇 번 더 유예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고 구글도 기술적 이유로 5월까지 게임 카테고리 삭제를 유예해 달라는 입장이라 어쩌면 그 사이에 뭔가 타결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하여튼, 이번 일로 현재 게임 심의 제도가 이미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 편입된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더 이상 맞지 않는 틀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 같고요, 사용자들을 위한 최선의 타결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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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원고 - 공인인증서 논란 라디오 원고

오늘 라디오 녹음한 원고입니다. 요새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 뱅킹과 공인인증서 관련 논란 다뤄봤습니다. 

KBS월드 라디오 '시사충전, 여기는 서울입니다'에서 매주 월요일 IT 꼭지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해외향 방송이라 국내에서는 인터넷으로만 들을 수 있다는.. ^^; 


은행에 직접 갈 필요 없이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언제든 은행 일을 볼 수 있는 인터넷 뱅킹, 참 편리한데요. 요즘 스마트폰이 많이 쓰이면서 스마트폰에서도 모바일 뱅킹이나 인터넷 쇼핑 같은 금융 거래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부에서도 모바일 뱅킹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모바일 뱅킹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1. 인터넷뱅킹, 이제 많은 분들이 쓰고 계신데요, 요새 인터넷 뱅킹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죠.

- 네, 해외에 계신 교포 분들도 아마 국내 은행에서 은행 업무 보시려고 인터넷 뱅킹 많이 이용해 보셨을 겁니다. 해외 어디서든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한국의 은행들과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으니 정말 편리하죠. 한국의 지인들과 서로 돈을 주고 받거나 사업하는 것도 예전에 비해 훨씬 편해졌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은행 사이트에서 인터넷 뱅킹을 하려면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도 꼭 필요하고, 사이트 들어갈 때마다 키보드 보안이다, 방화벽이다 뭐다 알 수 없는 프로그램들을 계속 설치합니다. 그러다 프로그램 오류라도 나면 컴퓨터 다운되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되고, 정말 돈 몇 만원 보내려다 시간 버리고 열불 나고 ‘차라리 은행 갔다 온다’ 그런 경험 있으신 분 적잖이 있으실 겁니다. 또 인터넷 익스플로어 외에 다른 브라우저, 윈도 외에 다른 운용체계는 아예 쓸 수도 없고요.

사실 교포분들 사시는 현지 은행에선 한국처럼 이렇게 복잡하게 인터넷 뱅킹을 하는 곳이 거의 없을 텐데요, 국내에서도 이런 번거로운 인터넷 뱅킹 방식을 더 이상 고집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이제는 바꿔야 될 때가 됐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뱅킹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 기회에 인터넷 뱅킹을 한번 바꿔보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2. 정말 인터넷 뱅킹 한번 하려면 복잡하긴 한데요, 이게 한국만의 특이한 상황이라면서요?

- 그렇습니다. 국내에는 인터넷 뱅킹이나 금융 거래를 하려면 반드시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합니다. 공인인증서란 인터넷으로 금융 거래를 하는 사람의 신원을 보증하는 일종의 암호화된 파일 형태의 전자 서명 내지는 전자 인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는 은행이나 정해진 인증 기관에서 발급 받을 수 있고 주로 PC나 USB드라이브 같은 곳에 보관을 합니다.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금융 거래를 하고요, 여기에 추가적인 보안을 위해 키보드로 입력하는 값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해킹을 방지하는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각종 방화벽, 백신 프로그램 등을 설치합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모두 인터넷 익스플로어의 부가 기술인 액티브x 방식으로만 설치됩니다. 


3. 그럼 해외에서는 어떻게 하나요?

- 네, 교포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해외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어나 파이어폭스 같은 인터넷 브라우저 자체에 내장된 암호 기술을 활용하거나 일회용 비밀번호(OTP) 같은 부가적 보안 수단을 보완적으로 사용하거나 합니다.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만 특정 기술이나 규격을 정부가 강제하지 않고 각 금융 기관이나 사용자의 형편과 판단에 따라 정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이입니다.  

4. 금융과 관련된 것인만큼 사용이 복잡하더라도 보안만 확실하다면 참고 쓸 수 있을텐데요, 한국의 인터넷 뱅킹 보안이 해외에 비해 더 안전하다 할 수 있나요?

- 그 점이 논란입니다. 한국의 인터넷 뱅킹은 공인인증서를 중심에 두고 키보드 보안, 바이러스 탐지하는 백신, 외부 공격 차단하는 방화벽까지 겹겹이 보안 기술을 겹쳐 놓은 모양새인데요, 공인인증서 자체가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계속 일고 있습니다. PC 내에 공인인증서와 개인키 파일이 보관된 장소 자체가 안전하지 않고, 다른 경로를 통해 해커가 공인인증서의 개인키 값을 빼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죠. 또 대부분의 보안 기능이 액티브X 기능을 통해 설치되는데 액티브X 자체가 보안 문제점이 많은 기술이라 지금은 이 기술을 처음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도 별로 권장하지 않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공인인증서 자체가 뚫리는 판에 공인인증서를 보호하기 위한 다른 기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사용자만 불편하게 할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인감을 지키기 위해 금고를 만들고 자물쇠를 달았는데 이미 인감의 복사본이 밖에 돌아다니는 셈이라 하겠습니다.


5. 그럼 공인인증서 중심의 기존 인터넷 뱅킹을 바꾸려는 사람들은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요?

- 네, 공인인증서 대신 인터넷 브라우저들이 갖고 있는 기본 보안 기능을 중심으로 정보보호 시스템을 운영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요즘 웹 브라우저들은 기본적으로 SSL이라는 암호 통신 기술을 내장하고 있는데요, 요새는 웹 브라우저 자체의 암호 기술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했기 때문에 이 SSL 방식을 사용하면 금융 거래 정보를 안전하게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 금융 거래를 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비밀번호를 임의로 부여받는 OTP 단말기를 같이 사용하면 전자 금융의 위험성을 대부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하면 어떤 운용체계, 어떤 브라우저를 쓰건 상관없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미 공인인증서가 2000만개 이상 발행된 상황에서 단기간에 전자 금융 시스템을 바꾸긴 힘들겠습니다만, 최소한 기업이나 소비자가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시스템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라도 해 달라는 입장입니다.


6. 이에 대해 정부 입장은 어떤가요?

- 정부는 일단 기존 공인인증서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검증된 보안 시스템이라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에서도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전자 금융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미 행정안전부에선 스마트폰 관련 공인인증서 기술 규격을 내놓았습니다. 다만 다양한 운용체계나 브라우저에서도 불편없이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게끔 보완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 부처 간에도 입장이 좀 갈리는데요, 기존에 담당 업무를 해 왔던 행정안전부나 금융감독위원회는 공인인증서 방식을 계속 밀고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반해 방송통신위원회나 기업호민관실에서는 공인인증서 방식의 인터넷 뱅킹 시스템이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고 모바일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을 방해하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PC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가 절대적인 시장지배력을 가졌지만 스마트폰에서는 애플, 구글, 블랙베리 등 여러 기술이 경쟁하는 상황인만큼 지금같은 하나의 기준으로는 제대로 보안 상황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7. 네, 인터넷 뱅킹의 보안 문제, 정말 사람들의 전 재산이 한 순간에 없어질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인데요, 합리적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그렇습니다. 지금도 각 은행이나 포털 사이트들에 대한 해킹 공격이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인터넷 뱅킹과 관련,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재산 피해를 입는 사례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이 일찍부터 널리 보급됐고 인터넷 뱅킹도 다른 나라보다 일찍 시작돼 전자 금융 보안 사고에 대한 우려도 더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독특한 전자 금융 보안 제도를 갖게 된 것도 그런 이유가 큰데요, 이제는 안전하면서도 글로벌 기준에 맞고 사용자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 금융 보안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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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원고 - 증강현실 라디오 원고

오늘 녹음한 라디오 원고. 주제는 요새 관심 많은 '증강현실'입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월드 라디오의 '시사충전, 여기는 서울입니다'에서 매주 한번 IT 관련 꼭지에 출연하고 있다죠.  


1. 증강현실, 말이 참 어려운데요, 어떤 것인지 좀 설명해 주시죠

- 네, 말이 정말 어렵죠. 늘어날 증, 강할 강을 써서 증강현실인데요, 글자 뜻 그대로 풀어보면 현실에 다른 정보나 이미지를 추가해 현실에 대한 이해나 인식을 늘이고 넓히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보통은 실제 세계에 3차원의 가상 물체나 정보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컴퓨터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기술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가상현실이라면 컴퓨터 그래픽으로 순전히 가상의 세계를 묘사한 것으로 주로 세컨드라이프 같은 가상현실 서비스나 게임 같은 것이 대표적이라면, 증강현실은 현실과 가상 세계를 함께 보여준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현실 세계의 기반 위에 가상의 사물을 합성해 현실 세계에서는 얻기 힘든 여러 정보들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혼합 현실'이란 말을 쓰기도 합니다.

좀 예전 영화이긴 합니다만, '프레데터'란 영화를 보면, 외계인이 정글에서 특수한 장비를 머리에 쓰고 주변을 둘러보면 그 외계 괴물이 바라보는 실제 주변 모습이나 사람 위에 위치나 거리, 상태 같은 각종 정보들이 함께 글자나 그림으로 표시되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생각하시면 좀 쉽게 이해가 되실 것 같습니다.   


2. 네, 어떤 것을 말하는지 알 것 같긴 한데요,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좀 설명해 주신다면요?

- 독일 이야기인데요, 화장품 매장에서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고객이 모니터 앞에 서면 모니터가 거울처럼 고객의 얼굴을 비추고, 화면 한편에선 고객의 피부가 중성인지, 지성인지, 건성인지 등을 판독해 표시해 줍니다. 추천 화장품도 보여 주고요. 목록에 나와 있는 화장품을 선택하면 화면 속 자신의 얼굴에 화장품이 발라진 모습이 나타나는 거죠.

최근 국내 전자 업체 한 곳이 해외에서 행사를 가졌는데요, 이 행사에서 발표자가 손에 종이를 쥐어들자 발표자의 모습을 비추던 대형 스크린에서는 종이 대신 TV가 표시되고 그 TV에서 나비가 튀어나와 날아오르는 등의 효과를 선보였습니다. 이런 것도 증강현실이라고 할 수 있겠죠.


3. 그런데 제가 듣기로 증강현실에 대한 연구는 꽤 예전부터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요새 들어 부쩍 증강현실 얘기가 많이 나오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 네, 머리에 고정시켜 안경처럼 쓰는 디스플레이 장비인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라는 장치가 있는데요, 기본적인 증강현실 장비라고 하겠습니다. 이 물건이 처음 개발된게 1968년입니다. 가상의 물건과 상호작용 하는 기술도 1975년에 등장했고요, '증강현실'이란 용어가 처음 나온 것도 이미 1990년입니다. 당시 항공기 회사인 보잉에서 항송기 전선 조립을 돕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진 증강현실 기술이 있어도 일상 생활에서 보통 사람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쓰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런데 요즘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 누구나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기기가 나왔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증강현실에 꼭 필요한 기술이 현재 위치를 인식하는 기술, 인간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생체 인식, 모바일 기술 등인데요, 이런 기능들이 대부분 스마트폰에 구현돼 있습니다. 위성을 이용한 위치정보 기술, 중력이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주변 환경을 이미지로 담을 수 있는 카메라 등의 기능들이 스마트폰에 있기 때문에 증강현실 기술을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죠.   


4.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다양한 증강현실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군요

- 네, 현재로선 늘 지니고 다닌다는 스마트폰의 특성을 활용해 위치기반 정보와 길찾기, 상점 찾기 등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기업이 만든 레이어(Layar)라는 스마트폰용 증강현실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약국' '커피숍'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고 스마트폰을 주변에 들이대면 카메라 촬영 화면 위에 검색 결과와 연락처, 가는 길 등의 정보를 표시해 줍니다. 위키튜드라는 애플리케이션은 일종의 여행 정보 가이드인데요, 박물관이나 관광 명소 등에서 카메라폰을 들이대면 위키피디아와 연계된 관련 정보를 띄어줍니다. 일본에서 나온 '세카이 카메라'라는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주변을 비추면서 다른 사람들이 남겨 놓은 평가를 볼 수도 있고요, 자신이 직접 사진을 찍어가며 추천평을 남겨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등 일종의 소셜 증강현실을 구현했습니다. 이런 류의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실제 지역 정보와 주변 상권의 상점 정보, 사람들의 리뷰 등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한꺼번에 표시되면서 누구나 언제든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인터넷에 검색어를 입력해 정보를 찾았는데, 앞으론 휴대폰 카메라만 들이대면 정보를 알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데이트 하기 전에 남자 분들 인터넷에서 맛집도 미리 수소문하고 이동하는 동선도 미리 생각해 보고 여러 가지로 애쓰는데요, 증강현실이 활성화되면 이런 수고도 많이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다른 여러 산업 분야에서 증강현실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요?

- 그렇습니다. 증강현실의 응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미국 제네럴 모터스와 카네기멜론대학 등은 증강현실을 이용해 보다 안전하게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 안팎에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해 운전자의 눈과 머리의 움직임 등을 추적하면서 운전에 유용한 정보를 특수 제작된 차량 앞 유리에 표시해 줍니다. 운전자가 보기 힘든 사각 지대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거나 하는 경우에 미리 알려줘 사고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한다는 거죠.

소니는 최근 '아이펫'이란 애완동물 키우기 게임을 선보였는데요, 카메라에 비친 실제 현실 공간을 가상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임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가 주목받았습니다. 플레이어가 씻기거나 간지러주면 카메라가 이를 인식해 게임 속 애완동물이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의사들이 수술할 때 보다 정교하게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교육도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보면서 시뮬레이션 형태로 교육할 수 있어 몰입도도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디어나 광고 업계에서도 관심이 큰데요, 국내에서도 광고에 특수 바코드를 인쇄해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관련 정보가 나오게끔 하는 시도 등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6. 국내 기업들도 증강현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요

- 네, 국내 관련 기업들도 증강현실 기술 개발과 상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국내 주요 상점이나 건물을 스마튼폰으로 비추면 관련 정보를 화면에 표시해 주는 '오브제'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을 비추면 예약 안내 등의 정보가 나오는 식이죠. 바코드와 증강현실을 이용한 쇼핑 서비스를 준비 중인 회사도 있다고 합니다. LG전자는 하늘을 비추면 날씨 정보가 나오는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휴대폰에 내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올해 나오는 휴대폰 10대 중 9대는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아예 내장한 채 출시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7. 증강현실 기술이 활성화되면 사람들의 삶이 편리해질 뿐 아니라 관련 시장도 많이 커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면서요?

- 그렇습니다. 증강현실 관련 시장이 오는 2014년까지 약 7억32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8515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다만 현실의 지역이나 건물, 물체 등에 대해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정부나 공공기관의 데이터도 단계적으로 개방해 기업들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또 프라이버시 문제도 당연히 고려를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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